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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툴리 TULLY 2018영화 후감 2020. 2. 11. 13:47
영화 툴리는 넷플릭스에서 볼 게 없나하고 보다가 추천작 중에 있길래 골랐다
샤를리즈테론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아기를 낳은 엄마가 주제인 것 같아 보게됐다
주인공 샤를리즈 테론, 극 중 이름 마를로.
그리고 야간 보모 툴리를 들이게 되면서 마를로에게 일어나는 변화들
그런 삶 속에서 마를로가 깨닫게 되는 것들을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초반에 대사 없이 마를로의 삶을 간략하게 보여준다
마를로는 남편이 있고 아들이 있고 딸도 있고 그리고 곧 태어날 셋째도 뱃속에 품고 있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아이는 하지말라는 행동을 계속해서 하고
마를로는 피곤에 찌들어있다
차 안에서 떼 쓰는 아이
마를로 아이들의 이러한 일상은 그녀만이 매일같이 돌보고 있고 피할 수 없는 삶의 패턴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그녀의 몰골은 변할 기색조차없다는 듯 지긋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그녀의 심리도 보여준다
그녀가 피곤함을 달래러 들어간 커피숍
그마저도 피곤한 자신이 아닌 임신한 상태임에 카페인이 아닌 "디카페인" "저지방" 라떼로 타협해서 주문한다
(어쩌면 유일하게 그녀의 기분을 달래주는 커피가 절실한 상황에서조차 카페인이 안 좋으니 먹으면 안된다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조차 그녀 자신을 먼저 챙기지 않는 그녀의 습관을 보여준다, 이마저도 안 먹으면 미쳐버릴 수 있으므로)
커피숍 안에서 마주치던 웬 부인은 "디카페인에도 카페인이 좀 들었대요" 라는 시덥잖은 간섭을 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디카페인 저지방 라떼를 주문한 마를로
이 부인은 이걸 보고 금방 한마디의 간섭 대신 온 몸으로 손짓까지 이용해서 비난하고 있다
야무지게 머핀도 시키는 마를로
역시 스트레스엔 탄수화물!
힘들어보이는 형편의 마를로와 남편 드류.
경제적으로 나은 마를로의 오빠.
마를로에게 야간보모를 고용해줄테니 들이는것은 어떠냐고 묻지만
마를로는 낯선사람에게 아이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거절한다
그렇게 마를로는 출산을 한다 총 세번의 출산.
그녀의 출산은 경이로움보다 출산하기 전 산모가 반드시 겪어야할 과정들을 여과없이 담아내고 있다
아름다운 출산 옆에는 희생이라는 고통이 뗄 수 없게 자리해 있고
결국엔 여자 혼자 겪어내야한다
그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내가 이겨내야한다
나는임신을 했고 아이 둘도 키우고 있는 그러한.. 강한(강해져야하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를로는 당연히 세번째 겪는 일이다
유치원에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날
그 말을 듣는 순간 마를로는 평소와는 달랐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 썼던 그녀의 자존심 앞에 평정심을 잃어버렸다
그녀가 내뱉는 말들은 그녀가 처한 현실을 처절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너가 내 마음을알아?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아? fuck이라는 욕을 써가는 마를로를 보며 원장은 달래보지만
그녀의 감정적인 울부짐은 원장의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가뜩이나 힘들어죽겠는데 돌덩어리같은 마음의 무게로 축 쳐진 그녀.
갑자기 한밤중에 현관문을 노크하는 야간 보모, 툴리가 등장한다
그녀는 매우 젊었지만 눈빛이 반짝반짝 총명했고 노련했다
그리고 툴리는 아이를 돌보지만 엄마를(마를로) 돌보러 왔다고 한다
2층에서 게임이나 하고 앉아있는 마를로의 남편은 헤드셋 때문에 1층에서 마를로가 올라왔는지 무슨말을 하는지
처음엔 듣지도 못하고 있다가 야간 보모가 왔다는 말에도 그러려니 하고 있다
모든 남편이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신체적으로 임신과 출산 여자 혼자만이 겪어야하지만
남편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야간보모를 들인 이후로 활기가 돋아진 마를로
안하던 치킨로스트까지도 저녁식사로 내놓으며 얼마나 쉬웠는지 모른다고 웃으며 말한다
어느날
여느때처럼 야간 보모로 집에 온 툴리
툴리의 룸메이트와의 다툼으로 마를로는 조언을 해준다
"
여자들은 치유되지 않아요
...
자세히 들여다보면 컨실러로 범벅이죠
"
이 대목에서 솔직히 맞다고 느꼈다
치유라.. 치유라는 게 뭘까?
치유가 아니라 그냥 잊어버리는 것 같다 아니 잊어버리려고 노력하고 생각하지말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치유라는 게 있을까? 인간관계에서.
툴리와 시내로 나가기로 한다
미국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버번 맥주ㅋㅋ
뭔지 모른다
근데 여기서도 나왔다
마를로가 버번이 당기네라고 하자
툴리도 버번을 먹는다고 한다 둘이 굉장히 닮았다
술을 한잔하며 이젠 야간보모일을 그만둬야한다고 말하는 툴리.
사실은 이런 사실을 말하려고 시내로 나가 한잔하자고 했다고 말하는 툴리
마를로는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툴리가 없으면 이제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할지 생각만해도 벅차게 느껴져 얼마나 툴리에게 의지하고 있던 그녀를 보여준다
이젠 갈 길 가야죠
사람들은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꿈을 이루신 거에요
매일 일어나서 가족에게 같은 일을 해주는 것
그렇다.
엄마는 대체로 그렇다 물론 아빠도 그렇겠지만 이 영화는 여자의 입장을 보여주는 영화니까.
엄마는 매일 아침밥 그리고 저녁밥까지 챙겨야한다는 스스로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의 편의보다 내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진정으로 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어느 단 하루라도 귀찮을 때가 있기는 마련이니까
사랑하는 남편이 전쟁터같은 회사에 고단하게 출근을 하고 퇴근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난 엄마바라기인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강해져야한다. 싫어했던 것도 해야한다
거기에 워킹맘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아침밥을 차리고 아이들을 돌보고 저녁밥을 차리고 집 청소와 빨래와 설거지와 요리.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하는 살림을 쳇바퀴처럼 보상하나 없이 해나간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정말 그렇다 그만큼 나는 남편과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가 집에서 이 역할을 해야 내 남편과 아이들이 매일 깨끗한 옷과 속옷을 바로바로 입을 수 있고
깨끗한 바닥과 정리된 침대에서 쉴 수 있다 조미료 범벅의 매식보다 내가 직접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로
가족들의 건강도 챙기고 비용도 절약하면 일석이조아닌가
아이가 생기면 관심과 사랑으로 돌보게 된다
내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도록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내 아이가 먹는 것, 입는것, 살아가는 환경을 내가 겪었던 것보다 좋게 영위했으면 한다 내가 잠시 희생을 한다고 해도 말이다
눈에 띄는 소득은 없이 하루가 흘러간다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지도 않고 무엇을 해야 기분이 나아지는 지도 이제는 모르겠다
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아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려고 할 때쯤
책임 따를 일들이 겹겹히 일어났고 나를 챙길 틈이 없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사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가족이었다
누군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해주기를 바란다
그녀가 직업을 가졌던 20대로 돌아가
열심히 일을 하고 인정을 받는 사회생활에서의 나여야만, 내 스스로조차도 그렇게여야만, 나를 인정할 것인가?
가족을 돌보는 것이 나를 잃어버리는 행동이 아니었다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다
그저 나를 위하는 일이 내 가족들이 무탈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이었다
마를로는 힘이 들었다
그 반복적인 일상 속, 보상하나 없이 성취하나 느낄 수 없대도 그녀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않는 남편을 미워할 생각도 없이 온전히 그녀 혼자 짊어진 채로 말이다
그녀는 20대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하고 들어줄 사람의 부재로 분출되지 못한 스트레스가 고조된 나머지
스스로를 위로할 방법을 찾은 것 뿐
20대의 내가 다시 되고싶을만큼 지금의 내 가족들과 맞바꿀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직업도 아니고 가족들이 없을 20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자체를 인정하고
그녀가 숨쉬는 그 공간에서 기쁨을 잠시라도 느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툴리를 만나면서 그 여유를 찾아낸다
남편 드류는 변하기 시작하며 마를로는 처음으로 아들의 말에 귀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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